석탑이 있는 풍경들/자살을 꿈꾸는 이를 위한 탑
담양 남산리 오층석탑
산 노을
2024. 2. 18. 02:51
바람 불어 좋은 날을 고르세요.
돌풍이 예상 된다면 더욱 좋고요.
그래도 꼭 외투깃은 세우지 마세요.
봄, 여름, 가을도 아닌 초겨울을 고르세요.
반드시 혼자 가세요.
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-
모두 알지요, 다들 가 보셨고요
세 번쯤 가서도 거기에 탑이 있단 걸 몰랐고요.
아무도 찾지 않는 써늘한 겨울의 문턱,
갈색으로 물들어 줄지어 선 가로수 이쁘고요,
그 사이로 보이는 탑이 있는 풍경도
고독과 겨울에 잘 어울리고요.
바람이 붑니다,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붑니다.
하늘에서 뭉티기 낙엽 가루가 쏟아집니다.
당신의 목덜미 사이로 메마른 가루낙엽이 쏟아집니다-.
...... 가려워..... 죽습니다.